Latest

2025년 상반기 회고

2025년 상반기 회고

2025년 상반기 평가를 위해 지난 반기에 한 일을 회고했다. 음력 설 전에, 1분기 안에, 하며 유예했던 데드라인들이 무색하게 언제 하반기가 다 됐다! 스타트업의 시간은 너무 빨라서 내가 뭘 이뤘던가 뾰족한 기억이 없는 것 같으면서 또 정리하고 나니 꽤 많은 일을 가열차게 했다 싶다. 작년 9월, 팀의 절반이 신규 입사자인 상황에 팀 리드로 합류해서 팀 빌딩부터 다시 하고, 인연 없던 마케팅 분야에 기능마저 복잡한 제품을 더듬더듬 익히고, 처음 해보는 유저 가이드 테크니컬 라이팅도 적응하고, 바쁘느라 무성하게 웃자라버린 프로세스
ESSAY ·
멀리서도 잘 보일 것

멀리서도 잘 보일 것

주말에 다니다보면 공원처럼 뻥 뚫린 공간의 현수막에 눈길이 간다. ✔ 사람들이 찾고 있을 만한 내용일 것 ✔ 핵심을 빠르게 전달할 것 ✔ 무엇보다 멀리서도 잘 보일 것 선명한 핑크에 시원하게 큰 흰 글씨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핵심어 두 글자 끝에 '이'를 붙이지 않아 생기는 강렬함을 곁들인 안전을 염려하는 부모 마음까지 헤아린 핵심 정보 부모는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싶은데 아이는 아직 뭔가 남은 듯할 때 남은 에너지를 불태울 바로 그것 있는 수요에 확신을 주고 없는 수요도 끌어들일 단순하지만 강력한 현수
NOTE ·
클릭 수를 줄여라

클릭 수를 줄여라

지도 앱에서 회식 장소를 검색하다가 예약 필요할 때나 가끔 링크로 이동했던 캐치테이블의 UX가 좋아서 캡처. 검색하는 사람 마음은 다 똑같다. 클릭 많이 안 하고, 안으로 많이 안 들어가고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. 그래서 원하던 걸 빠르게 찾고 결론을 내리는 것. 캐치테이블의 UI/UX는 찾아오는 이들의 목적에 아주 충실하다. 지역, 주제, 매장 사진, 점심과 저녁 단가, 향후 5일간의 예약 현황. 그다음 레벨로 들어가지 않고 목록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. 내가 디자인 전문가는 아니지만, 전달하는 정보
NOTE ·
작은 실수 큰 차이 ep.1

작은 실수 큰 차이 ep.1

가장 반응이 좋은 24개의 제품을 공홈에서 구매했을 때만 20% 할인을 적용해준다는 내용의 카피. 그런데 '공홈에서만'을 뜻하려고 붙인 "only"의 위치가 애매해서 '겨우 20%' 할인해준다는 것처럼 돼버렸다. 20% OFF for BEST 24 only at official mall 이렇게 어순을 바꾸고 (자리도 남는데) 전치사 애끼지 말고 썼으면 할인율도 초두에 더 강조할 수 있고 꼭 공홈에 와서 사라는 메시지도 더 또렷했을 거다. 대소문자로 강약은 살리고 혼선은 없애고
NOTE ·
작은 실수 큰 차이 ep.2

작은 실수 큰 차이 ep.2

한국어 카피의 키워드가 "수시로"인데 이걸 영어로 "from time to time"을 썼다. 이 표현의 의미는 가끔, 한 번씩. 원래 카피의 의도는 손길 가는 곳에 두고 언제든 바르면 좋다는 것이었을 텐데 영어로는 그냥 생각날 때 어쩌다 한 번씩 바르라는, 원래 의도에 반하는 의미가 돼버렸다. 차라리 좀 진부해도 anytime anywhere 같은 말을 썼으면 일러스트의 내용과도 어울리면서 의도가 더 잘 전달됐을 것 같다. 카피 색을 사진의 색조와 맞춰놔서 눈에 많이 띌 생각이 없어보이고 있
NOTE ·
외국어 카피 들여오기

외국어 카피 들여오기

원어는 (Now) Starbucks delivers! 처럼 들릴 것 같은데 한국어는 좀 어색하다. '스타벅스 딜리버리'가 낫지 않았을까. 신문물이 언어와 함께 유입될 때 원어 표현과는 무관하게 현지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동화할 수 있는 현지식 영어 표현이 생겨나고 또 자리잡기 마련이다. 그래서 아마존의 제품 상세 정보가 모두 영어로 쓰여 있어도 판매자의 근거지가 중국인지 일본인지 인도인지 감 잡을 수 있는 것이다. 현지화의 이름으로 기괴하게 변이해버린 카피들을 보고 있으면 눈이 다 아프지만, 종종 영화 제목에서 보이
NOTE ·
존 마에다, 제품의 언어

존 마에다, 제품의 언어

존 마에다(John Maeda). 2017년 SXSW EDU 컨퍼런스에서 처음 봤다. 그때는 아무래도 교육 컨퍼런스다보니 그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교육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, 형편이 넉넉치 않은 부모님의 두부 가게에 찾아와 '존은 어느 학교든 갈 수 있는 아이이니 비록 학비가 비싸더라도 꼭 좋은 학교에 보내라'며 설득해 준 고등학교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했다. (여담이지만 감정에 북받쳤는지 눈물을 훔쳤고 - 물론 나도 - 이내 ‘이거 녹화되는 건데 다 큰 남자가 울다니 젠장’ 하며 정신을 차렸다. 이후 웹사이트에서
ESSAY ·